[현대무용] 임지애: 1분안의 10년-트랜지션
2014년 4월 12일 토요일 오후5시
LIG아트홀 부산
캐스팅
임지애(Jee-ae, Lim)
세르지우 마티스(Sergiu Matis)
네지 피진(Pijin Neji)
독일,한국,일본 3개 국가의 극장, 레지던시, 페스티벌이 함께 참여하는
공동 제작 프로젝트의 두번째 작.
운이 좋게도 부산 초연을 보게 되었다.
아직까지 무용, 특히나 현대 무용은 나에게 꼭 피카소의 작품을 보는 듯이 어렵게 느껴 지지만,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연출가의 진의는 파악하지 못하더라도
관객으로써 느끼는 감흥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좋은것 아닐까.
공연이 시작되고, 내쪽으로 걸어오는 '네지 피진'님.
어 뭐지뭐지 했는데, 관객들의 좌석 아래쪽에서 호일을 꺼내신다. ㅋ
이후로 이어지는 행위예술을 연상 시키는 동작들.
세다가 말아서 정확치는 않지만 열댓번의 장면 전환 중에서
처음이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집어든 호일은 공처럼 구겨져서 또다른 무대 장치가 되고,
한손으로 집을 듯이 다가와 다른 손으로 집어 들고,
앞으로 던질 것 같이 하다가 뒤로 던지고,
손으로 잡을 듯이 다가와 정작 잡지는 않고 옆에 누워 버리고,
나의 '기대 심리'와는 다르게 취해지는 동작들이 가장 인상 깊었다.
그리고 끊어지는 동작들에 반해 이어지는 소리들..
그 동작들이 조금씩 이어 지기 시작하는 것과는 반대로 끊어지기 시작하는 소리들.
결국 소리없이 진행되는 자연스러운 동작 들.
이 동작들이 어린 시절 그들이 각각
한국무용(임지애), 발레(세르지우 마티스), 부토(네지 피진)를 연습하던 영상의 동작들과
이어지기도 하고, 변화를 주기도 하면서 진행되는데,
세명의 무용수가 하는 동작이 닮은 듯 하면서도 다르며,
각각 움직이는 속도도 달라서 때로는 시계의 시침, 분침, 초침의 움직임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하였다.
사용되는 영상들에서도 초반의 소리와 동작의 부조화를 이어 가는데
소리없이 영상만 나오는 것, 소리와 영상이 모두 나오는 것으로 차이가 난다.
처음에는 무용수가 퇴장한 다음에 이런 영상이 나왔지만,
때로는 영상과 함께 무용수가 등장 하기도 한다.
(사실 나는 소리없는 영상이 나온 후에 소리와 영상이 모두 있는 영상이 나왔을 때,
다음번엔 소리만 나오고 영상이 없으면 어떨까 기대했지만.. 그러지는 않았다.)
무용수들만 나오는 것이 현재라면,
영상만이 나오는 것이 과거,
그리고 영상과 무용수가 함께 나오는 과거와 현재가 뒤섞여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해보았다.
과거의 나는 저런 동작을 했었고,
현재의 나는 이런 동작을 하고 있지만
그것을 바탕으로 미래의 나는 이러할것이다 이런 느낌?
영상은 어릴 때 연습하던 모습을 찍은 것이 기초가 되긴 했지만,
그것을 그대로 사용하지는 않고
이번 작품을 위해서 새로이 촬영했던 것이라고 한다.
아무튼 영상속에서 9살의 네지 피진에게 배운 멋진 말.
"무용은 보여주기 위한 것이지만, 춤은 자신을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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