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19일 17시 공연.
대학로 환희소극장
이 공연이 토요일은 3시, 5시 2회 공연이고, 일요일은 5시 공연인데
일요일임에도 3시 공연으로 헷갈려 엄청 빨리 준비를 하고 나와버렸다.
일요일임에도 3시 공연으로 헷갈려 엄청 빨리 준비를 하고 나와버렸다.
해서 항상 대학로로 갈때는 시간에 쫒겨서 늦지는 않을까 초조해서 갔었는데,
오랫만에 느긋하게 가게 되었다.
느긋하게 가는 중에 점심까지 먹고 갔는데도
공연시작 시간 45분 전 쯤에 극장에 도착.
입구에는 공연시작 30분 전부터 티케팅을 한다고 되어 있었지만
기다려도 입구에서 기다리자는 생각에 혹시나 하고 티케팅을 하러 가봤는데,
다행이 티켓팅을 해주었다.
보니 지정좌석제인것 같아 자리나 보려고 티켓을 들고 안으로 들어 가봤는데,
특이하게 입구 한 켠에서 Cafe라고 이름을 붙여 놓고
음료와 팝콘을 팔고 있었다.
모든 음료가 2천원, 팝콘도 같이 팔고 있었는데,
안내 하시는 분이 특이하게도 공연 관람 중에도 음료수나 팝콘을 먹을 수 있다는게 아닌가.
대학로에서는 처음으로 공연중에 음식을 먹을수있어서
TV에도 나왔다고 자랑스럽게 말하는거다.
다만 너무 쩝쩝 소리 내면서만 먹지말라는 당부도 하면서.
지금까지 나름 공연을 많이 봐 왔어도
난타처럼 무대에서 요리하고 음식먹는 것은 봤어도
객석에서 음식믈을 먹어도 되는것은 처음 이었고,
게다가 극장에서 자그마한 카페까지 차려놓고(?) 팔면서
공연중에 음식을 먹어도 된다니..
솔직히 이때 까지만 해도 정말 특이하다 싶어
완전 기대가 많이 됐었다.
게다가 앵콜 공연까지 했을 정도면 어느정도 재미는 보장 된게 아닌가 싶었다.
티케팅을 하고도 시간이 30분 이상 남은지라
원래는 시작 전까지 근처 커피숍에라도 가있다 오려고 했으나
극장안에서 음료도 싸게 팔지 날도 더운데 밖에 나갈필요 없을 것 같아서
그냥 자리에 가서 음료나 마시면서 기다리고 있기로 했다.
일단 주문한 음료수를 받아 들고,
자리로 가는데 좌석이 연번이 아니라서 물어보니
좌석이 붙어 있는건 맞단다.
다만 오늘 티켓이 너무 많이 나가서
예약을 하고 오신분들 한테는 좋은 자리가 없다고
죄송하지만 한 분은 보조석에 앉으라는 거다.
예약을 했으니 예약한 사람 먼저 좌석 지정이 될거고
그런 다음에 현장발권을 한사람이 남는 자리에 가는거 아닌가
게다가 우리가 제일 처음 입장했는데
싶어 살짝 기분 나쁘긴 했지만
어차피 나야 공짜로 초대 받아 온 사람이니,
아무래도 정가로 티켓을 구매해서 온 사람에게 좋은 자리를 주려고 그러나 보다 하고
그냥 넘어갔다.
그리고 솔직히 소극장 좌석이 좋아봤자 얼마나 좋다고
본 좌석이나 보조석이나 그놈이 그놈이기에 별말안하고 우리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사람들이 하나 둘 씩 들어오고..
보통 일주일에 한편, 못해도 한달에 세 편은 소극장에서 연극을 보지만
입장할 때 이렇게 어수선한건 처음 봤다.
차라리 지정 좌석제를 하지말고 입장 순서대로 앉히면 될것을
왜저리 사서 고생을 하나 싶었다.
아니면 지정 좌석제를 하려면 다른 극장처럼 제대로 처리를 하던가.
같이 온 일행들이 같이 못앉게 떨어진 자리로 좌석을 줬는지
이리 저리 왔다 갔다 하고,
맨앞자리에 보조석이랍시고 맨바닥에 방석같은 매트 하나 깔아놓은데를 앉으라고 하는데,
내가 보기에도 남자들은 다리 펴고 앉는다고 쳐도
여자들은 어떻게 않나 싶어 보이는 그런데를 앉으라고 하는거다.
그 사람들도 되게 난처해 하는 것 같아 보였는데,
사실 이건 양반이 었다.
도대체 사람을 얼마나 오버해서 받은 것인지
나중에는 사람들을 무대위에 앉히는게 아닌가.
그러면서 하는 말이 더 과관인건 막상 공연 시작되면 못느끼니까 앉아도 된단다.
무슨 코메디 하나.
한 두명도 아니고 세어보니 무려 열두어명 정도나 되는 사람들이
무대에 앉아서 관람 하라고 한다고 해서 순순히 앉는걸 보고
참 사람들이 착하구나 싶었다.
만약 나더러 그렇게 공연을 보라고 했다면
일단은 당연히 환불은 받는거고, 그자리에서도 난리를 쳤을 건데,
그렇게 우왕자왕 자리 정리를 하느라
공연은 시작 시간이 되어도 시작할줄을 몰랐고,
늦게서야 무대에 올라온 바람잡이가
선물을 나눠주고 진행을 하려는데도
여전히 자리 정리가 안되어 집중이 되질 않았다.
어쨌든 연극은 시작 되었고,
환희식당에서 벌어지는
네가지 사건에 대해서
옴니버스 형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첫번째 이혼하려는부부의 이야기는 도저히 극에 몰입을 할수가 없는 어수선한 상태에서 끝나 버렸고,
두번째 된장남과(이것도 시놉시스 상으로는 된장남으로 나오는데
내눈에는 도저히 된장남으로 보이진 않고, 그냥 단순히 허풍이 심한 느끼한 남자로 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세번째 이모와 조카들 이야기는
간장에 밥막아 먹는 장면,
조카들과 이모의 과장된 행동들에서는
웃찾사전용관이나 갈갈이홀에서 하는 웃찾사나 개콘 공연에서나
나올법한 몸개그로 밖에는 보이질않아서 도대체 뭐하는 것인가 싶었다.
그나마도 개콘이나 웃찾사에서 나오는것보다도 훨씬 못한 어설픈 몸개그.
마지막 이야기인 아버지와 딸은 딱히 나쁠것도 딱히 좋지도 않은
다만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듯한 진부한 이야기.
솔직히 공연중에 가장 재밌었던 것을 굳이 뽑으라면
이 네가지 이야기가 아니라
극중에 무대로 올라온 관객이 식사를 하는 장면.
막상 내가 그자리에 섰다면 엄청 당황스럽고 챙피하기도 했겠지만
다른 사람이 그자리에 서서 당황하는 것을 보고 즐기는 심리랄까.
에피소드가 끝날때 마다
연출자가 의도했던 주제 쯤에 해당 되는 글귀를 액자에 상징적으로 걸어 주지만
그냥 단순히 연출자가 의도했던 바를 저렇게 한번 더 정리 해주나 보다고 생각만 될 뿐
에피소드를 보고 그 주제들 까지 자연스럽게 열결 되지는 못했다.
공연중에 관객 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관객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먹을것도 먹어가며 즐길 수 있는
잘 사용되었다면 정말 독특한 장치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내용없이 웃고 즐기다 끝나는 몸개그도 아닌것이,
그렇다고 무언가 주제를 전달 하고자 하는 무게감이 있었던것도 아닌것이
이도저도 아니게 어정쩡하게 되어 버린 것 같아 많이 아쉬운 연극이었다.
솔직히 이 리뷰를 쓰고 있는 지금도,
도대체 연극 제목이 왜 '대화가 필요해' 인지 모르겠다.
물론 나야 무료 초대를 받아 공연은 공짜로 봤지만
공연 시작 전에 산 프로그램 비용 6천원도 아까운 연극이었다.
그냥 고등학교 연극반 발표회를 보고난 느낌이랄까.
원래 이 공연 정가가 2만원이던데
혜화역에 내리면 웃찾사나 개콘 보라고 거리에서 호객하는 사람들 한테
못이기는척 손잡혀 따라가서 만오천원에 개콘이나 웃찾사 공연을 보는게 나을 것 같다.
아 방금 개콘하니까 생각 난건데,
혹시 이 연극의 제목이 다른 의미가 있는게 아니라
단지, 개콘의 장수코너 중에 하나였던 '대화가 필요해'란 코너처럼
극중에 식탁이 한개가 나와서 같은 이름으로 지었나?
정말 그런것이라면 진짜 낭팬데.
어쨌든 앵콜 공연이라고 다 재밌는것은 아니란걸 알게해준 고마운(?) 연극이다.
앞으로 볼 공연을 선택할때 많은 도움이 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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