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자그마치 11년 전, 우연히 보게 된 영화 한 편에 푹 빠져 버렸다.

바로 오늘 이야기의 주제인 프랑스 영화 "À la folie…pas du tout"

영문 제목은 "He Loves Me... He Loves Me Not"인데,

국내 개봉 제목은 영문제목의 뒷부분을 잘라먹고 "He Loves Me" 이다.

조금 있다 욕하겠지만 제목에서 부터 국내 배급사에서 길어서 잘랐다기 보다 의도적으로 잘라낸 냄새가 난다 -_-;


아무튼, 내가 이 영화를 지인들에게 추천 해줄 때 항상 빼먹지 않고 하는 말이,

영화에 대한 아무런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봐라,

줄거리 같은 것을 인터넷에서 절대찾아 보지말고 심지어 누가 출연하는지도 궁금해 하지말고 그냥봐라,

그러면 영화 한편을 보면서 두 편을 보는 효과(?)를 경험할 것이다고 얘기해 주곤 한다.

그정도로 개인적으로는 지금까지 본 수많은 영화들 중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재밌게 본 영화인데,

영화 자체는 화면의 색감이라든지 그 색감과 딱맞아 떨어지는 음악,

그리고 각자의 시각으로 보는 반전이 굉장히 매력적인 영화임에 비해

흥행성적은 좋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실제로 전에 다니던 회사 직원중 한명은 내가 적극 추천해서 한 번 보다가.... 잠듬.....;

내가 하도 재밌다고 난리치니까 두번 째 보다가... 또 잠듬......;

세번째는 자기 스스로 오기가 나서 다시 보다가... 또 잠들었다는 전설이;;


아무튼 이 영화가 해외는 모르겠고
최소한 국내에서 그렇게까지 흥행을 못한 것은 전적으로 국내 배급사 탓이라고 생각한다.

그도 그럴것이 국내 배급사에서 약을 빨았는지

오두리토투의 출연이라는 사실 하나만 가지고 거의 아멜리에2 급의

굉장히 달달한 로맨스 영화인것 처럼 광고를 엄청나게 해댔는데,

- 심지어는 공식 홈페이지 조차 아기자기 예쁘게 꾸며놨던걸고 기억한다.

  게다가 국내 개봉일 마저도 2003년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 였단 말이다!

  인터넷 댓글중에 그런게 있더라고 이 영화의 최대 반전은 개봉일이 발렌타인데이라고 -_-;;; -


생각해보라

영화 "슈퍼맨이었던 사나이" 배급사에서 슈퍼액션 히어로물이라고 광고를 때려서

한 초딩이 그 말만 믿고 영화를 보러갔다고 치자.

이 초딩한테는 이 "슈퍼맨이었던 사나이"가 얼마나 인간적이고 가슴아픈 이야기 이며,

얼마나 잘만들어졌는지 따위는 이미 관심밖이다.

오로지 "우리의 영웅 슈퍼맨이 나올줄 알았는데, 속았다"는 감정이 더 크겠지.


마찬가지로 이 영화도 거의 사기 수준의 배급사의 광고에 속아서

달콤한 로맨스를 기대했던 주로 여성관객에게는

딱 그 초딩이 느끼는 배신감이나 실망감 때문에 영화 평이 좋지 않았을 테고,


여자친구의 손에 이끌려 갔던 멜로를 싫어하는 남성 관객들은

앞서 내가 말했던 회사 동료처럼 전반부를 넘기지 못하고 하품을 해대다 보니

후반부 반전은 그냥 쌩뚱맞은 또는 뻔한 이야기라는 욕밖에 안나왔을지도 모른다.


물론 나같이 싫어하는 장르가 없는 사람은 좋다고 열광하는 사람도 있었을 테지만,

아무튼 영화를 보고 나온 후,

화면의 참 밝고 따스한, 거기다 귀엽고 사랑스럽기 까지 한 영상과

그 영상과도 너무나 잘 어울리는 사운드트랙에 매료되어

한동안을 내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이 영화의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앨범을 찾으려 노력했지만 번번히 실패했다.

심지어는 프랑스로 나가는 사람에게 부탁까지도 해봤는데 실패했을 정도니말이다.

보통 영화를 개봉하면 사운드트랙도 따라서 발매가 되기 마련인데,

이 영화, 전세계적으로 재미를 못본 것일까 -_-;

영화의 도입부에서 나온, 제목조차 모르는 그 곡을 끝까지 들어보고 싶다는 나의 단순한 욕망은

그렇게 좌절 되는 듯 했다.

- 영화에서는 곡이 끝까지 나오질 않는다,

  그리고 아마존 같은데서 검색하면 죄다 DVD만 나오지 사운드 트랙은 없다 -


그러다가 오늘, 우연히, 정말 우연히 유튜브를 뒤적이다가

TheKeyBoardDude라는 아이디를 쓰는 사람이 쓴 댓글 중에서

자신의 채널에 이 테마곡이 풀버전으로 올렸다는 글을 발견하고

당장 이사람 채널로 가서 처음으로 테마곡을 끝까지 들어보고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다운도 완료!

아 진심 지구반대편에 얼굴도 모르는 사람한테 이렇게까지 감사해 하기는 오랫만인것 같다.


그리고 이 사람 채널에서 나나 이 사람을 비롯해서

이 음악을 10년넘게 기다려 온 사람이 더 있었는지

무려 작년, 2013년 6월 3일, 캐나다에서 500매 한정으로 사운드트랙이 발매가 되었다는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이후 또 미친듯이 검색해서 이베이나 아마존 같이 그래도 좀 믿을만한데도 아닌, 처음 보는 캐나다 쇼핑몰에서

내 결재정보 빠져나가거나 말거나, 혹시 돈만 떼일수도 있다는 불안감은 저멀리 안드로메다로 보내 버리고

일단 앨범부터 지르는데 성공!


이 일로 하루종일 기분 좋아서 들떠 있어서 생각못하고 있다가

이제서야 문득 든 생각인데,

전세계적으로 500장 찍어 냈는데, 지난 8개월동안 이 500장을 다 못팔아서

오늘에서야 내가 주문하는데 주문이 정상적으로 된거 보면,

정말 전세계적으로 망했는데 나같이 덕후같은 인간들이 제법 되서 정말 최소 수량으로 재발매 한거 거나,

아니면 이 캐나다 싸이트가 먹튀(?) 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

그러고보니 첨보는 캐나다 싸이트에서 주문한것도, 이베이 같은데서 뒤지다 뒤지다 못찾아서 그냥 주문한건데, 음..


음..


괜찮겠지? ㅋㅋ


ㅠ_ㅠ


아무튼 밀려오는 불안감을 저멀리로 보내 버릴 수 있는 오늘의 최고의 수확인

영화 "히러브즈미"의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그중에서 메인테마의 스튜디오 풀버전!!

아래는 이 TheKeyBoardDude라는 사람의 유튜브 채널에 올려진 영상.

이사람도 자막에 10년을 기다려 왔다고 적어놓고 있다.

자 이제 두고두고 감상해 보실까. 근데 하필 배경이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섬득할 알약 콜라주 사진이라니!






Posted by 5CF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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