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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사람을 찾습니다.

2009년 8월 23일 일요일 오후4시 혜화동1번지

극단 소울 메이트


아무래도 그동안 대학로에서는 코믹물을 많이 보았는데,
아마 내 기억이 맞다면 '삽질' 이후로 굉장히 오랫만에 정극을 보게 되었다.

사실 공연 보러 가기전,
인터넷으로 공연 관련 자료를 찾아 보았을 때는,
너무 무거운 이야기가 아닐까 하고 걱정을 좀 했었다.

공연당일, 다른 날들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한시간 남겨놓고 혜화로 출발을 해서
혹시나 늦지는 않을까 마음 졸여 가며
굉장히 아슬아슬하게 극장에 도착했다.

겨우겨우 늦지 않을 정도로만 극장에 도착했는데,
오늘 막공이라 사람이 너무 몰려서 좌석이 부족 하단다.
우리 바로 앞에 한팀과, 우리 팀, 그리고 제일 마지막으로 도착한 팀
세 팀 정도가 자리가 없어서 맨 앞줄 바닥에 앉아서 보게 되었다.

안내 하시는 분, 그럼 맨바닥에 앉기 그러니 방석이라도 구해 달랬더니
방석 한개는 손에 들고 있으면서도
알겠다고 일단 앉아 있으면 있다가 구해 주겠다는걸,
그거 한개라도 우선 내놓으라고 해서 받았는데,
공연 끝날때까지 끝내 방석 가지고 안나타 나더라,
한개라도 뺐길 잘했지.

여튼 자리에 앉고서 무대를 살펴 보니.
이건 뭐,

그냥 박스 몇개 뜯어다 테이프 붙여서 만들어 놓은 굉장히 엉성해 보이는 무대.

솔직히 이 때 까지만 해도 '대화가 필요해'의 악몽이 되살아 나나 싶었다.


그런데 왠걸,
막상 공연이 시작 되고,

원영 역의 김정석 씨의 카리스마 있는 연기를 시작으로
어느 분 하나 빠지지 않고 다들 연기력이 정말 뛰어 나셨다.

배우들의 연기력 때문일까.
나도 모르게 공연에 점점 몰입하게 되었고,

시작 전의 그 허접해 보였던 박스 무대,
아무렇게나 널부러져 있는걸로만 보였던 소품들 마저도
연극이 진행되는 동안
각각의 장면들에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사용되고 있었다.

재밌는것이 다른 공연이었으면
한 씬이 끝나고 암전이 오면 그 씬에서 사용했던 소품들은 다 치우고,
다음 씬을 준비할텐데,

때리는 장면에서 사용됬던 몽둥이는 그대로 바닥에 내동댕이 쳐져서 그대로 있고
벽돌로 머리 찍고 나서는 또 벽돌이 바닥에 뒹굴고
그렇게 소품이 마구 뒹굴어도 다음 장면에서 전혀 어색하지가 않았다는 거다.

그리고, 원작 영화의 느낌을 살리려고 일부러 그랬는지는 몰라도
장면 장면들이 마치 영화를 보는 것 처럼 분할되어 동시에 진행 되는 것도 신선 했다.

특히나, 마지막 무대인사를 하는 부분에서는
마치 영화가 끝나고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는 것을 보고 있는 느낌이 들 정도였으니 말이다.

연기자 분들의 뛰어난 연기력과, 색다른 연출.
너무 좋은 시간이었고,
나중에 영화로도 꼭 한번 보고 싶다.

Posted by 5CF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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