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사용하는 카메라는 NEX-5입니다. 5뒤에 영문자 하나가 더 붙은것도 아닌 정말 오래된 초기의 그냥 5이지요.

처음 살 당시만 해도 소니에서 NEX시리즈들을 이렇게나 많이 찍어 낼줄은 몰랐었습니다.

그리고 그당시만 해도 상위의 알파 기종들에 비해서 정책적으로 일부러 기능들을 빼버려서 태생적으로 악세사리 등에 있어서 한계를 가지게 만들었던..

요즘에야 워낙 NEX시리즈가 성공하다 보니 소니에서 정책을 바꿔서 왠만한 악세사리들을 다 사용할 수 있지만,

그건 신형의 모델들 이야기고, 저처럼 구형 모델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림의 떡입니다.


물론 비싸고 최신의 카메라를 사용하면 좋겠지만

전 사진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도 아니고,

지금의 NEX-5에 있는 기능들도 제대로 활용 못하는 초보인지라

그냥 지금의 카메라에서 나름 만족하고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신 기종에서만 지원 되는 기능들이나

다른카메라에는 있지만 NEX에는 없는 탐나는 기능이 있으면

서드파티 제품들을 이용하거나, DIY를 해서 해결하곤 하는데요,

오늘 소개해드릴 보조배터리 제작기도 마찬가지로 목마른 놈이 우물파는 심정으로 만들게 된 것입니다.^^;


NEX 시리즈의 카메라를 사면 기본적으로 NP-FW50이라는 규격의 배터리가 하나가 딸려 옵니다.

하지만 이 배터리 하나만 가지고는 여행을 가서 하루종일 사용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물론 추가로 여분의 배터리를 구매하는 것이 가장 편하고 일반적인 방법이겠지요.

하지만 저는 정품 배터리의 어마무시한 가격과

전용 배터리는 또 전용 충전기를 항상 휴대하고 다녀야 한다는 불편 때문에 전용 배터리를 사용하지 않고

카메라의 전원을 항상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 했습니다.


제가 평소에 일반 건전지를 대체해서 사용할 수 있는 에네루프 계열의 충전지를 많이 가지고,

다니는데 범용 규격의 충전지를 사용 할 수 있으면 더 좋을텐데 말이죠.



최근의 NEX기종들은 USB로도 충전이 가능해서,

스마트폰용 보조배터리만 있어도 충전을 시키는 것이 가능 하나 봅니다만

역시나 저의 구형NEX-5에는 그런 기능 따위는 없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인 보조 배터리는 fail.

(이부분은 제가 신형모델을 써보지 않아서 모르겠는데, 카메라 전원을 OFF로 해야만 USB나 핸드폰 충전기로 충전이 된다는 얘기도 있더군요. 그렇다면 제 카메라에 이 기능이 있었다손 치더라도 충전하는 동안은 사용을 못하니 어차피 fail.)


그리고 보통의 DSLR카메라들의 세로그립에는

일반 AA사이즈의 건전지를 넣어서 추가로 전원을 공급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게 있는데,

혹시 NEX는 그런것이 없을까 싶어서 열심히 찾아 보았습니다.

찾아보니 아래 그림처럼 NEX용 세로 그립이 있기는 하더군요.

하지만 이 방법도 결정적으로 문제가 있었으니, 바로 아래 그림처럼 뚜껑을 열고 전용 배터리인 NP-FW50을 두개 삽입하는 방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배터리가 두개가 들어가니, 사용시간을 두배로 늘릴수는 있겠으나,

사진촬영시 그립감을 위해서 장착 하려는 것도 아니고 배터리때문에 장착하려는 건데,

범용인 AA가 아니고 전용 배터리가 들어간다면, 굳이 거추장스럽게 그립을 달 필요도 없이 배터리만 들고다니는게 차라리 나으므로 이 방법도 fail.


그 다음으로 찾다보니, AC-PW20이라는 NEX전용 AC아답터라는게 있더군요.

생긴것은 아래 그림처럼 생겼습니다.

이것만 있으면 배터리 걱정없이 계속해서 카메라를 사용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만,

AC아답터라는 이름처럼, 집이나 스튜디오같은 실내에서 AC전원을 연결해서 사용해야 하는 것이라서

야외에서 무용지물이라 이방법 역시 fail.



제 마음 같아서는 NEX도 세로그립에 전용이 아니라 이런 AA규격의 범용 배터리가 들어가면 참 좋을텐데

서드파티에서 남들이 만들어 놓은 제품을 편하게 돈주고 사서 사용해보고자 했던 희망(?)은 사라지고,

결국 직접 AA충전지를 사용하는 보조배터리를 제작하기로 합니다. ㅠㅠ


사실 모든 전자제품이 그렇지만,

전원이라는게 별건 없고 그 제품이 동작하는 일정한 전압과 전류만 공급해 주면 되는 것입니다.


NEX의 경우 배터리 사양을 보니 7.2V 1020mAh 군요.

이 말인즉슨, 여타 처리해야 할 잡다한 것들을 제외하면,

꼭 NP-FW50이 아니더라도 7.2V의 전압만 공급해 줄 수 있다면 문제없이 카메라를 사용 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제가 사용하고 싶어 하는 에네루프 충전지의 전압이 1.2V 이니까,

단순히 계산 하자면 이 에네루프 충전지 6개를 직렬로 연결하면 정확하게 7.2V가 나오는군요.

오호라, 이거뭐 생각보다 전원 문제는 간단하겠는걸요?

이렇게만 연결하면 보통 에네루프 충전지의 용량도 2000mAh정도 되니,

잘만 만들면 사용시간도 두배가 될 수 있겠고요.

그리고 만약 정말 긴급한 상황이 닥쳐서 AA충전지마저 다 쓴다면,

슈퍼에 파는 AA건전지를 사서 써도 AA건전지의 전압이 1.5V니까 5개만 연결하면 7.5V가 나와서

긴급상황에서도 쓸 수 있겠다는 판단에서 바로 제작에 착수 합니다.


우선 전압은 앞서말한 에네루프 충전지를 직렬로 연결하면 간단하게 해결이 될테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이렇게 만든 전원을 어떻게 카메라에 공급하느냐 였습니다.

유튜브 같은 것을 보면 카메라 바디 자체를 개조하는 용자들도 많이 있지만,

저는 카메라 AS때 불이익 받는것도 싫고, 바디 자체를 개조를 하게 되면, 추후에 원상 복구를 하기도 힘들어서 바디는 개조를 하지 않기로 합니다.


바디를 손을 안대려면 남은 방법은 배터리 쪽을 손을 대는 수 밖에 없겠군요.

그래서 처음 생각한 방법은 고장난 폐 NP-FW50 배터리를 구해서 분해를 한 다음

안의 배터리 셀을 빼내고 +-단자 부분을 에네루프 충전지들과 연결하는 방법을 생각 했었는데,

이 폐 NP-FW50을 구하기가 쉽지가 않더군요. 그렇다고 멀쩡하게 사용이 잘 되는 배터리를 분해하기도 아깝고요.

그래서 배터리를 분해하려던 계획은 포기하고,

이베이에서 앞서말한 AC-PW20의 카피품을 정품의 1/10도 안되는 가격으로 사서 배터리 부분만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역시 대륙의 힘이란... 못만드는게 없군요 ㅋ


배터리 하나 가격도 안되는 저렴한 가격이라 혹시 DIY를 하다 날려 먹어도 가슴도 덜 아플테고, 

무엇보다 정품보다 더 좋은것은 아래 그림처럼 배터리 부분만 따로 분리가 되어 DIY하기가 오히려 정품보다 쉽습니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전원을 공급해 주는 부분만 AC아답터 대신에 지금부터 만들 보조배터리 부분에 연결해 주면 되는 거죠.


제일 처음 할 작업은 충전지 6개를 거치할 수 있는 부분인데

전 4구짜리와 2구짜리 하나를 아래 그림처럼 납땜으로 연결해서 6개를 꽂을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사실 찾아보면 6구짜리 배터리 홀더도 있을테지만

다른 부품들을 살때 함께 주문한 사이트에서는 6구짜리를 안파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배터리 홀더 하나만 달랑 다른 사이트에서 주문하기엔 얼마 하지도 않는 부품이라서

'그야말로 택배박스를 샀더니 제품이 따라왔더라'는 상황이라

배송비 아까워서 그냥 4구, 2구 이렇게 샀습니다.


전 첨에 일반 건전지를 사용할 비상시를 대비해서 배터리 홀더에 스위치를 하나 달아서

5개만 들어가는 건전지용, 6개가 들어가는 충전지용으로 선택해서 사용하게 할까 생각했었는데,

막상 제작하려니 귀찮기도 하고, 건전지를 사용 할 때는 그냥 AAA사이즈를 AA사이즈로 변환시켜주는 아답터를 

배터리 하나 자리에 채워넣어서 전기만 통하게 해주면 되겠다 싶어서 전지 종류 선택 스위치는 안달기로 합니다.


그래도 배터리팩에 메인 전원을 키고 끌 수 있는 메인 스위치는 하나 있어야겠지요.

개인적으로 빨간 로커스위치가 예쁜데, 그냥 집에 굴러다니는 아래 사진에 나오는 슬라이드 스위치를 쓰기로 합니다.


아래 사진처럼 배터리 홀더와 스위치를 납땜으로 연결합니다.

앞서 배터리 홀더끼리 연결한 선은 전기테이프로 마감해 주고요.


사실 원래 계획은 여기까지 만들어서 저 스위치의 ON단자 부분을 앞서 말한 AC아답터의 배터리 부분에 연결만 해주면 끝이었지만,

실제로 충전지 6알을 직렬로 연결해서 7.2V를 만든 다음 카메라에 연결을 해봤더니

배터리 락이 걸려버리는 상황이 발생 했습니다.


허거덩, 호환되지 않는 배터리 라뇨 ㅠ_ㅠ

일단 카메라에서 정품 배터리가 아니라고 인식을 해서 배터리 락을 걸어버리니까,

이 락이 걸린 배터리회로는 다른 카메라에 꽂아봐도 여전히 사용할 수 없더군요.

한번 락이 걸리면 끝인 모양입니다.


그나마 다행인건 AC아답터를 여분으로 몇개 더 주문 했었는데

배송 온것중에 초기불량품이 하나 끼어 있은 덕분에(?) 결과적으로 배터리회로가 하나더 생겨버린 일이 있는데,

이 일에 대해서는 다음번에 기회가 되면 포스팅 하기로 하고,

어쨌든 하나 날려먹은 배터리 회로를 만회할 수 있는 여분의 회로가 하나 더 생겨서

회로는 그걸 사용하면 되는데, 왜 배터리 락이 걸렸는지 이유부터 알아내서 처리 해야겠습니다.


원인을 분석 하다보니,

아까 분명 정품 배터리의 스펙에는 7.2V라고 적혀 있었지만,

실제 완충된 정품 배터리의 전압은 8.3V가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단순히 충전지를 하나 더 연결하면 8.4V가 되서 전압이 오차범위안에 들긴 하지만

충전지 자체도 사용을 하다보면 전압이 떨어지기도 하고,

앞서 회로를 하나 해먹은게 안정적인 전압이 공급되지 않아서 였던것 같아서

그냥 안정적으로 8.3V의 전압을 공급해주는 회로를 달기로 합니다.


아래 사진에서 스위치와 연결된 초록색 회로가,

7.2V를 8.3V로 승압시켜서 일정한 출력을 내보내는 회로 입니다.


회로를 추가하고 이번에도 배터리회로만 날려먹으면 어쩌나 조심스레 카메라에 연결해보니 다행이 아래 사진처럼 정상적으로 작동 합니다.



이제 정상 동작도 확인 했으니 저것들을 케이스에 잘 담기만 하면 되겠군요.

저것들이 들어갈만한 케이스를 찾아서 집을 뒤지다 보니 아래와 같이 미니구급함 케이스가 보이길래 가져 왔습니다.


우선 마련한 케이스에 선이 하나 빠져나갈 구멍을 뚫습니다.

구멍은 전동 드라이버 같은것이 있으면 예쁘게 뚫을수 있을텐데

전 없어서 그냥 인두기로 지져서 뚫었는데 뭐 나름 만족합니다.


뚫어놓은 구멍으로, 배터리 회로 부분과 연결할 수 있는 5.5파이 아답타팁이 있는 선을 넣어 줍니다.

굴러다니는 아답타팁들이 있으면 혹시 나중에 쓸일이 있을까 싶어서 항상 챙겨 놓는데 이럴때 요긴하게 쓰이는 군요.


그리고는 선이 당겨져서 빠져나가지 않도록 케이스 안쪽에서 아래 사진처럼 한번 묶어 주고요.


글루건으로 단단히 고정을 시켜 줍니다.


아답타선을 회로와 연결이 될 정도만큼만 적당한 길이로 자릅니다.

제가 사용했던 아답터 선은 두가닥이 따로 되어 있는게 아니라, 한가닥에 접지로 되어 있는 놈이라서 아래와 같이 수축튜브를 씌워줍니다.


아래 사진처럼 아답타선을 회로의 출력 부분에 납땜을 합니다.

최종적으로 전기의 흐름은 건전지 홀더에서 스위치를 거쳐서, 스위치가 ON이되면

DC-DC의 회로의 입력으로 들어가서 회로의 출력으로 나온것이 나중에 AC아답터에서 가져온 배터리 부분으로 흘러가겠지요.


이제 납땝은 끝났으니 선은 전기테이프로 마감을 하고,

글루건으로 각 부품들을 케이스에 고정을 시킵니다.

우선 스위치와 회로를 글루건을 이용해 고정을 시키고요.


건전지 홀더 역시 고정을 시켜 주면 완성입니다!


실제 충전지를 넣고, 배터리 아답터 부분도 연결하면 이렇게 됩니다.


케이스를 덮어보면 이렇습니다.

외관이 그렇게 나쁘지는 않네요.


이제 카메라 배터리가 다 되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AA사이즈의 충전지나 건전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사진을 계속해서 찍을 수 있겠군요.

거추장 스럽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실수 있겠지만,

비싼 추가 배터리를 사지 않아도 되고, 항상 들고 다니는 에네루프 전지를 사용하기에 충전기를 따로 챙기거나 충전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저는 매우 만족 합니다.



그런데 혹시 저렇게 배터리 부분에 선이 연결되어 있어서 카메라에 어떻게 쓰지?

배터리 뚜껑부분을 열고써야하나? 하고 걱정하는 분들이 계실까 싶어서 추가로 설명을 드리자면,

소니에서 실내용 AC아답터인 AC-PW20을 사용할 수 있도록 배터리를 넣는 뚜껑부분에 평소에는 막혀있지만

필요할때 열어서 사용할 수 있는 구멍을 만들어 놨습니다.

아래 그림에 표시한 부분을 밀면 선이 통과 할 수 있는 구멍이 생기는 데요.


저 구멍을 열어놓게 되면 아래 사진처럼 뚜껑을 닫아도 선이 밖으로 나와서 이상없이 사용 할 수 있습니다.


최종 완성된 버전으로 테스트 중인 모습입니다.

사실 그동안 귀찮아서 포스팅을 미루고 미루다 이제서야 올리지만

이걸 처음 만든건 올 3월달로 벌써 반년 넘게 아무런 이상없이 잘 쓰고 있습니다.




Posted by 5CF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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